나의 자작글

[스크랩] 연길에서 띄우는 편지 #3

Annylee 2006. 3. 10. 09:51

중국 연길에서 #2 075.jpg


6월 26일 연길공항에 처음도착해서 느낀점은 공항이 아담하고
60년대의 우리 김포공항하고 흡사했다.
그래도 현대에 살고 있으니 공항 사이즈는 적더라도 브릿지 시설은 되어있었다.
현대건설의 선명한 마크가 보이는 것으로 보아 틀림없이 우리 현대의 작품이리라.

공항을 맨마지막으로 빠져 나오니 연변대학으로 이동하는 차량이 나오기로
되어 있는데 보이질 않으니 난감하기 그지없었다.
다행히 손전화를 국제 로밍서비스 받아왔기에 망정이지 답답할뻔 하였다.
학교로 전화를 하였더니 다른일행들은 벌써 떠나고 우리만 남았다고 한다.
20분후에 김총장님의개인 승용차가 우리를 태우러 왔다.
덕분에 무사히 학교에 도착하여 교수숙사에 안착하고나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밖의 날씨는 30도를 오르내리고 무덥기 한이없더니만 숙소가
반 지하인지라 냉장고에 들어온것같이 시원하였다.
목욕탕이 딸린 방하나에 싱글침대 두개 그리고 옷장 신발장이 전부인
단촐하기 그지없는 방에서 한달넘게 살아야 한다.
책상도 없이 지낼생각에 난감한지 그이는 책상을 얻을생각에 여념이 없다.
구하면 얻을것이다라는 성경말씀이 있듯이 다음날 행정처장에게 찾아가서 책상과
의자를 구해다 놓고 보니 그런대로 살겠는데 한가지 큰일은 뜨거운 물이
안나오는 것이다.

가뭄이 들어 물사정이 안좋아서 하루에 4번씩 시간을 정해놓고 급수를 하고 있으며
온수는 일주일에 월요일과 목요일 아침에만 나온다니 큰일이 아닐수가 없다.
일요일이라 하는수없이 학교앞에서 두정거장 거리에 사우나가 딸린 목욕탕이 있어서 새벽6시에 목욕을 하러 가느라 산보도할겸 갈때는 천천히 걸어갔다.
예전에는 사우나 시설이 없었는데 한인들이 많이 오고 해서 요동네만 생겼단다.
시설은 서울을 본따서 만들었기에 동네 목욕탕 정도는 되고 물은 그런대로 괜찮았다.

돌아오는길에는 기운도 없고 시간절약도 하기위해서 목욕탕 앞에서 바로
버스를 1원(한화 145원정도)내고 탓는데 신기한 것은 20인승 마이크로 버스에
차장이 행선지를 소리질러가면서 직접 돈을 받는 것이다.
꼭 우리의 60년대를 연상케하여 속으로 미소가 절로 나왔다.

비록 나는 남편따라 이곳에 와서 중국어를 공부하는 학생으로
지내게 되겠지만 옛날 학생시절로 돌아가 다시 학교가는 통학버스를 타고
책을 옆에끼고 다니는 상상을 하며 내 자신이 다시 젊음을 되찾은 느낌에
온전신에 전율을 느끼며 모든세포가 다시 살아나는 기분에 휩싸였다.

나는 아직도 청춘인 것을,,,
누가 감히 내 앞길을 막으랴,,,,
정말로 좋은아침에 기분좋은 날로 시작되는 일요일 이었다.
온수가 나왔더라면 이런시간 이런기분을 어떻게 맛보랴.
사람은 최악의 상황에 처했더라도 슬기롭게 넘기면 행복할수도 있는것을....

토요일에는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저녁을 학교식당에서 못먹었다.
일요일아침 첫식사를 하러 식당으로 내려가니 학생들로 가득차 그속에서
나도 줄을서고 배식받고 식사의 메뉴는 신통치 않았으나 이게 얼마나 다행인가
싶었다. 하루 세끼 꼬빡 차려 먹는다고 생각하면 이건 정말 횡제가 아닐수 없다.
특히 나같이 게으르고 밥하기 싫어하는 사람에게 얼마나 좋은일인가?
이런때에 좋고 나쁘고 가릴 때가 아니고 감사해야할 일이었다.
그런대로 배를 채우고 나서는 일요 예배에 참석하였다.

교내에 있는 작은교회에서 각국학생들과 교수들 300 여명이 함께 모여서
연합예배를 보는날 이란다.
이번 연합예배는 학기가 끝나고 돌아가는, 그리고 새로이 오시는 교수진과
졸업생과 여름학기 수강생들을 위한 특별한 예배인 것이다.
보통때에는 영어와 한국어 예배가 따로 있단다.
한국어와 영어로 번갈아 가면서 보는 연합예배는
나에게 색다르고 감회가 깊었다.

예전에는 중국 공안당국에서 예배를 못보게 하여 금지 되었었으나
요즘은 좀 완화되어서 학교안에서는 허락이 된것이며
선교활동은 아직도 금지되어있다.
그래서 목사님이란 호칭대신 사장님 선생님으로 불리운다.
김진경총장님이 목사님이신데 물론 총장님으로 부르며
그날 설교도 총장님이 하셨는데 참 잘하신다고 느꼈다.

주여!!
우리를 이곳까지 보내실때에는 주님의 뜻이 있으실진데
우리가 이곳에서 임무를 다할때까지 함께 하셔서
제남편 열심히 학생들 가르치고 저도 열심히 배우게 하소서!!
돌아가는 날까지 열심히 봉사하는 값진 시간이 되게 하소서!!
특히 나 자신을 돌보는일보다 남을 위하여 희생할수있는 저희가
되도록 다시 태어나게 하소서.
아멘!!


연길에서 애니드림 (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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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향이그윽한 애니의 홈입니다..
글쓴이 : Anny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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