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자작글

[스크랩] 연길에서 띄우는 편지 #5

Annylee 2006. 3. 10. 09:52

중국 연길에서 #2 002.jpg


아침에는 날씨가 꽤 청명 하더니만 오후 늦게 부터는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질척거리며 내리는 비를 무심히 바라 보노라니 문득 한국 생각이난다.
떠오르는 얼굴이 보고 싶어지기도 하니 이젠 여기 생활이 익숙해져감 이리라.
벌써 여기온지도 일주여일이 다 되어가니 그동안 나름대로 바빠서
고국생각도 할겨를이 없이 지나갔다.

여기 날씨는 지금이 우기철 이라고한다. 내가 온후로 오늘이
벌써 세 번째 내리는 비다. 오던날이 제일더운 30도를 오르내렸고 그다음부터는
날씨가 한낮에 햇볕이 있을때만 덥고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하여 긴팔을 입어야한다.
그리고 습도가 별로 없어서 그늘에서는 한낮에도 선선한 편이다.
주말인 내일은 도문으로 단체 여행 가기로 되어있는데 오후에 연락 받기를
도문 가는 중간에 길공사로 인하여 막혀서 도문여행은 취소가 되었다는 통보를 받았다.

낮에 길공사를 하여 여행객이나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갈길을 못가니
얼마나 불편할까 생각하니 마음이 씁쓸하였다. 나야 여행객이니
그길이 막혔으면 안가면 그만이지만....
그래서 여행 행선지를 용정으로 바꾸었다. 백두산 관광은 다음주로 되어있는데
날씨가 안좋으면 가보나 마나란다.
내일 날씨가 좋아야 할텐데.... 좋은날이 되기만 기원할뿐...

아침 식사후에 시내중심가에 있는 서시장에 (재래시장) 구경도 할겸 몇가지
필요한 것이 있어서 버스타고 나갔다. 학교에서 시내까지는 그리 멀지않고
학교는 도시 외곽 그리높지않은 언덕에 자리잡고 있어서 한눈에 시내 전경이
다 보인다. 사방이 낮은 산으로 둘러쌓인 분지안에 자리잡고 있는 연길시는
아주 정답고 아늑하게 느껴진다.

시장에 도착하여서 내가 마음먹기를 요번에는 벙어리 노릇을 절대 안하겠다고
다짐을 하고 한가지 나름대로 꾀를 내었다.
이렇게 큰시장에서 장사하면서 그것도 한인이 엄청많이 사는 연길에서
한국어를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국어를 못하는 상인한테는 절대 물건을 안사기로 마음을 먹고
시장 안으로 당당하게 들어갔다.

여기서는 물건을 사기전에 값을 먼저 흥정하고 물건을 받은다음에
돈을 지불하라는 사전 지식을 익혀왔으므로 그대로 할참이었다.
그런데 시장에 들어서자 내가 두리번 거리며 물건들을 쳐다보노라니
“무엇을 찾으세요?” 하고 물으니 그들은 내가 한국에서 온사람인줄
금방알고 한국말로 말하는것이었다. 나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내 짐작에 상인 거의가 조선족인듯했다.

그러니 어느집에서 바지를 사야하나 하고 또 고민이 생겼다.
그래서 요번에는 내 맘에 드는 물건을 고르러 이리저리 다니면서
한국말로 흥정도 하며 아무 탈없이 쇼핑을 할수 있었다.
여기 날씨를 잘 몰라서 한여름에 입을옷만 싸들고 왔더니 아침저녁으로
서늘하여 긴바지 하나삿는데 한국돈으로 6천원을 주었다.
물건값이 꽤 싼편이고 질도 괜찮은편이나 아주 유치하여 외출복은 안되었다.


재래시장을 돌아 보고 백화점에도 들렸는데 한국에서 온 물건들이 많이 있고
각국에서 온 물건들도 있었다. 완전히 물건이 좋은것도 있었지만
우리국산만 하랴 싶었다. 그들의 수입에 비하면 값도 결코 싼 것 같지 않았다.
영화와 음반을 파는 가게에 들어갔더니 DVD 해적판 영화 한편이 8원이라
엄청 쌋다. 한국돈으로 환산하니 한장에 천이백원 정도라서 007 시리즈도 사고
다른영화도 몇가지 골랐다.

여기저기 다니다 보니 점심때가 되어서 가까운곳에 삼천리 냉면집이 있어서
점심에 냉면맛이 궁굼하여 냉면을 시키니 얼마나 맛이 있는지 몰랐다.
월요일에 유경호텔 내의 북한음식점의 냉면은 정말 맛이 없었는데 여기는
그 냉면하고 비교를 할수없이 맛이 있어서 학교에 돌아와서 물어보니
그음식점이 냉면으로 유명한 집이란다.

제대로 들어가서 점심을 먹은 것이다.
차후에 여러분들중에 연길에 오시면 유경호텔 냉면은 절대 드시지말고
삼천리 냉면집이나 진달래 냉면집으로 가시도록 알려드립니다.

내일은 용정에 다녀오기로 되어있어서 쉬고
여러분들 용정여행기는 월요일에 자세하게 써서 올리겠습니다.
그러면 즐거운 주말 되시고요....

연길에서 애니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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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향이그윽한 애니의 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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