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자작글

[스크랩] 나의 애완 동물들

Annylee 2006. 3. 10. 09:54
워낙 어려서부터 개와 고양이를 좋아하여
집에 고양이 새끼 한마리가 들어오면
그날부터 형제끼리 쟁탈전이 벌어진다.

유독히 나의 남동생과 둘이서 고양이, 개때문에
많이도 티격 태격했다.
내가 고양이를 품에 안고 자다보면 동생이
어느틈엔가 슬쩍 데려다가 자곤하였다.
지금도 그동생은 개를 끼고 산다.

한번은 내가 초등학교 6학년 때쯤에
엄마손에 이끌려서 치과에 갔는데
우리집 메리가 쫄랑쫄랑 쫓아오는것을
못 따라오게 막는중에 그만 달려오는
차에 치이고 말았다.

나는 메리가 죽는다고 울며 불며 야단을 치고 있는데
메리는 한참이나 차에 치인 하반신을 이끌며
집앞 대문앞에 와서 쓰러져서 저 세상으로 갔다.
하찮은 동물도 죽을때는 집에 돌아 오는것을 보고
얼마나 놀랍고 애처러웠는지 모른다.

늑대도 죽을때는 집을 향하여 죽는다 하지않은가?
수구초심이 이래서 생긴 말일께다.
그날 나는 밥도 안먹고 하염없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

서울로 유학을 와서 난 우연한 기회에
코메디언 구봉서님 댁에서 마르티스 한마리를 분양해 왔다.
애지중지 키우다가 내가 학교 졸업후에 도미하는 바람에
친정 엄마한테 맏기고 떠났는데 그때도 개와의 이별이 너무
가슴 아파서 편지마다 "곤느" 잘있느냐고 묻곤 하였다.
그후로 곤느는 엄마와 15년을 살다가 노쇠하여 하늘로 갔다.

(내가 좋아했던 프랑스 여류작가 모드 곤느의 이름을 따서
개의 이름을 "곤느"라고 명했음)

미국에 가서 일년쯤 지내고 있는데
길 거리에서 비를 맞으며 울고 있는 고양이
새끼를 발견했으니 내가 누구인가?
너무 애처로워서 데려다가
원룸 아파트에서 키우기 시작하였다.

그런대로 행복한 시간들이 흘러서 잘 지내었는데
내가 다른 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되어서
고양이와의 이별을 하게 되었다.
미국은 아파트마다 애완동물을 키울수 있는곳,
그렇지 못한곳이 있다.

이별하는날 고양이는 본능적으로 저의 마지막 날임을
알아차리고 아무것도 안했는데 불러도 오지않고
목욕탕에 숨어서 나오질 않는것이었다.
참으로 난감하여 억지로 끌어 내어서 내 품에 안았는데
그때 울어대는 소리가 너무나 귀에 생생하게 지금도
들리는것 같아서 섬뜩하다.

어쩜 그렇게 애기가 숨 넘어가는 소리로 울어대는지
저의 마지막 운명이 다했음을 분명히 알아차려서
나의 손에서 빠져 나가려고 발버둥 치면서
예리한 앞 발톱으로 나의 가슴을 긁어 내렸다.
가슴에선 피가 흐르고 눈에선 눈물이 또 흐르고...

간신히 데려간곳이 동물 보호소 였는데
미국은 집없는 동물이나
키우다가 포기한 동물들을
맏아서 일주일 동안 보관했다가
다른사람들이 입양을
해 가지 않으면 영원히 잠들게 한다.

분명 우리 고양이도 일주일 이후면 저세상으로
갈텐데 그때의 슬픔을 어찌 감당하지 못하여
집으로 돌아 오는길은 눈물 바다 였다.

그 이후로는 난 한가지 철칙을 세워 놓고
오늘날 까지 잘 지키고 있다.

절대로 애완동물은 다시 안키울 거라고...
헤어질때 너무 힘들어서...

그런데 위의 사진들의 고양이와 개가 넘 귀여워서
그 철칙이 무너질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지금도 산책길에서 개를 만나면 그냥 못 지나친다.
예쁘다고 한마디라도 해야 직성이 풀리니
후일에 내가 더 늙어서 공원 산책할때
나를 즐겁게 해줄 그런 개가 
나타 날런지 또 누가 아랴.

출처 : 향이그윽한 애니의 홈입니다..
글쓴이 : Anny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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